2종소형에 대한 욕심이 생긴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민뚜의 기변이었다. 어느 날 다니던 센터에 15년된 스즈키 R600 매물이 저렴하게 나왔다. 4기통을 한 번도 타보지 못한 민뚜는 4기통 R차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었고 마침 휘청이던 가계재정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던 와중이었다. 직접적으로 사고싶단 말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나는 민뚜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음을 알았다. R600은 전자장비라고는 그 흔한 abs 조차도 들어있지 않은 '날것'이었다. 하지만 전자장비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민뚜가 위험하게 타거나 실력이 없지 않음을 알았다. 오히려 이것저것 뜯고 고치는 일명 호작질을 좋아하는 민뚜에게 전자장비가 없다는 뜻은 만지기 좋은 기계를 의미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 화석 R600을 들였다. 오래되어..